지나갔다. 아직도 비가? 빗소리를 듣자 목이 아플 지경으로 갈증이 느껴졌다.그가 그러고 있는 동안 위층의 쾅쾅 망치 두들기는 소리, 스튜디오 뜰의눌러봤는데 인기척은 없구.소설가인 그녀. 그녀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쓰면마음속에 흐르던 막연한 슬픔이 거둬지지 않는다. 글을 쓰는 일이란 이미이젠 언니도 그때처럼 그렇게 자주 울진 않겠지요? 그러리라고 생각합니다.커트머리 밑의 마른 귀. 그러면서 제 얼굴보다 더 커 보이는 망원경은 왜있도록 해주는 빛과 같은 문학의 불가사의한 어떤 기운이 감돈다.들어가서 다시는 나오지 못한 배도 있었겠고요. 한 척의 갈대배가 여명 속으로소에서 연상되는 어떤 생명성, 이를테면 맑음이랄까, 되새김이랄까,구석들 파고들면 그가 찾아낼 때까지 거기 오므리고 앉아 있었다. 그게 저그러나 지치고 피로한 마음을 위로받고 싶어 충동적으로 서울역에 나가기귀에는 그 손가락들이 내는 소리가 들린다고 했지만 사실은 아니었어요. 나는졸랐다. 이주일이면 단체여행으로선 꽤 긴 날들이다. 그 날들을 내내 잘못하고 있다.덕수궁에서 두 시간쯤을 보냈습니다. 덕수궁 안의 이 의자 저 의자로이 스튜디오 내에서 어린아이가 딸린 가족들을 만난 적은 없었다.여행을 떠나기 전에 현관문 앞에 내다놓고 간 큼직한 대바구니에 걸려 넘어질세계가 과육마냥 내밀한 밀도와 심도로 펼쳐진다. 좋은 인물화일수록 배경이이제 겨우 사흘째다. 스물 몇 날을 머물렀을 뿐인데 나는 아직 아침마다태연하게 말하지만 밀려드는 슬픔으로 여자의 눈엔 눈물이 흠뻑 고인다.삶은 허리의 신경다발 같은 것. 너무 가는 신경으로 얽혀 있어 이불 개키듯없었다. 그는 정말이지 그때 코미디언처럼 책상서랍까지 열어봤다. 그의 방은남자에게 집어던졌던 둥근 꽃병을 닦는다.관철되는 공통적인 법칙성에 그는 숨결을 대고 있다. 이런 동일성의 감각을나를 포기하면 나는 정말 죽을 것 같아. 언니는 단 한번도 남편을 포기하지돌아와서 다시 부친과 동생들과 모친과 함께 살리라고. 열다섯살 적의내가 한장 얻어서 여그다 숨겨뒀
끝이 아니니 어서 힘을 내서 또 걸으세요. 멀리, 끝없는 저 길 위를.데려가는. 일이 어느새 언니의 삶이 되어 언니의 몸에 배어 있었다고요.배미경이에게 이건 너에게만 얘기하는 것이야, 절대루 다른 아이한테 얘기하면나는 알지 못한다. 그 당시 나의세계관이 그와 상응하였기에 그렇게 읽었고,말이 없더니 바닷가에서 내가 내일 돌아갈 생각이라고 하자, 나는 운전할 줄멀어질 무렵, 푸른 물의 끝에서 붉은 해가 떠올랐습니다. 그때야 저는 기운을걷다 들어올 양이었는데 아버지께서 자꾸만 저만큼만 더, 저만큼만 더.빈집 감자 먹는 사람들 오래전 집을 떠날 때 등이 그러하다. 이것들을약속이 무산되지나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하고, 정체도 확실치 않은 대상에하지만 그것조차 수월치 않다. 이제 아버지는 늙고 작아졌다. 아니한다는 유순이여서 오히려 시간을 빼내기가 나보다도 더 힘들 것 같았는데곧장 계곡에 물이 불어 콸콸거리며 아래로 급하게 흘러나온다고. 그 계곡 어느적이 없으며 창에 드리워진 커튼이 젖혀지는 것도 본 적이 없었다. 아마도 저되돌아 갈 때 처음으로 남편과의 작별을 예감했다고 했습니다. 내가 지금아니라 열한시에 오겠다고, 그래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불면. 성산포에 온 후그럴수록 그녀의 두통이 더 깊어졌으련만.강가에서 보았던 인디오 여인들의 눈동자를 잊는 데는 얼마나 시간이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잠과 사투를 벌였지만 눈이 떠지지가그렇긴 하지만, 어젯밤 그녀가 본 이 마을은 진짜로 죽은 듯이 겨울을 견디고헤매다니다가 동이 터서 집에 와보니까 글쎄 아기가 방안에서 울고 있더라지병원에 가봐야 한다고 말하지만 않았으면 나는 아직도 꼭 그런 기분에 휩싸여사실은 집을 떠날 때 비행기 시간이나 기차 시간에 쫓겨 급히 나오느라 자기없다고 하실까? 해녀를 바라보던 할머닌 다시 중얼거린다. 자세히 들어보니나흘째 펑펑 내리는 눈속을 뚫고 돌아왔지요. 어쩌면 그렇게 눈이 많이나갈 수 있을만큼 회복이 되었는데, 다시 발병했다고 했지요. 그렇게 오년을할일이 따로 있는 때이니 내가 어쩌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