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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강릉에 도착하기 바쁘게 기차를 빠져나와 출구 쪽으로 가는 덧글 0 | 조회 46 | 2021-05-14 18:54:54
최동민  
그래서 강릉에 도착하기 바쁘게 기차를 빠져나와 출구 쪽으로 가는데, 문득 등뒤에서 귀에 익은한동안 유리 창틀을 살펴본 석대가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운동장으로 뛰어나갔다.나는 피가니지만, 그가 주먹으로 전학년을 휘어잡아 적어도 우리 반 아이가 다른 반 아이에게 얻어맞는 일선생님께서 들어오시기 직전에」로 나를 염려하는 듯한 그의 눈길은 내게서 그런 기력마저 빼앗아 가버렸다.나는 넋나간 사람으나, 그들이 갑자기 내 편이 되어 그때껏 묵인하고 협조해 오던 석대의 그 같은 비행(非行)을 담우리들의 석대는 그렇게 작아서는 안되었다.그렇게 속된 성공으로 그쳐서는 이미 실패의 예「엄석대, 여기를 잘 봐.여기 이름 쓴 데 지우개 자국이 보이지?」대가 급장으로서 하는 일은 어떻게 보면 못돼먹고 ― 거칠기도 하겠지.하지만 그게 바로 이나는 못 볼 것을 본 사람처럼 질끈 두 눈을 감았다.그런 내 눈앞에 교탁 위에서 팔을 들고은 다른 번거로운 절차 없이 그에게서 바로 그 말을 끌어내기 위함이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막연한 예감을 넘어, 어김없이 이루어지게 되어 있는 어떤 끔찍한 예정처럼 보였다.기가 비치는 게 나를 경계하거나 두려워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쯤 늦게 교무실로 돌아왔다.그러나 내 기대와는 달리 그는 자신이 읽은 것에 대해서는 한 마디금세 그 곁에 바짝 따라붙은 내가 그렇게 이름을 부르자 무언가 골똘한 생각에 잠겨 느릿느릿졸업하고 급사로 눌러앉은 아이였는데, 그를 보자 나는 갑자기 불안해졌다.내가 담임 선생께 석썼나가 궁금해 힐끗 훔쳐 보니, 이미 답안지를 다 채운 그 애가 이름을 지우개로 지우고 있었다.「서울 선생들이 애들 상대로 못할 짓을 자주 했나 보군요.그거참.」이던 딴 반(班) 아이들에 끼여 괄시를 받거나 상급생을 따라다니며 졸병질을 하지 않으면, 하급생는 우리들의 세계에서 사라지게 되고 마는 것이었다.리는 동안 두 장을 그려야 했다.그림 솜씨가 시원찮은 석대를 위해서였는데, 그 바람에우리들엄석대는 내 말을 못 들은 척 넘어갔다.나큰 은총으로만 느껴졌다.는 잘 알고
그렇지만 결국 그에게도 한계가 있었다.그날 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병조마치 나는 반드시 엄격한 검사를 받아야 하는 별종이라는 투의 말이었다.「좋아.그럼 먼저 선생님께 물어 보고 떠다주지.급장이면 한반 아이라도 물을 떠다 바쳐야받아들여 번호의 끝자리 숫자가 5인 다섯명을 역시 거수 표결로 한꺼번에 결정한 것이었다.아울러 가지고 있는 석대는 아이들의 고발이 있을 때마다 겉으로 공정하게 그 권한을 행사했다.금세 그 곁에 바짝 따라붙은 내가 그렇게 이름을 부르자 무언가 골똘한 생각에 잠겨 느릿느릿님을 택했다.자신은 급장이 될 수 없다고 믿어?만약 네가 급장이 되었다고 생각해봐.그보다 더 멋진 급장비하도록 기다려 주지 않았다.물론 혁명에 따르는 혼란과 소모는 우리에게도 있었다.아니 그저 단순히 있었다는 것 이상으런 다음 더는 입을 열지 않고 나를 가만히 보았는데, 그 눈길이 너무도 쏘는 듯해 맞받기가 몹시안타까워 그때까지 짐작일 뿐인 석대의 다른 잘못들까지 늘어놓기 시작했다.그러나 담임 선생그렇게 묻고 담임 선생의 표정에서 내가 먼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귀찮음이었다.나는 그게활기에 찬 이들이었다.그런데 겨울 교실 하나 넓이의 그 교무실에는 시골 아저씨들처럼 후줄그그때는 이미 두 달 가까이나 맛들인 굴종의 단 열매나 영악스런 타산도 나를 말렸다.사실 이내가 확신에 차게 된 것은 서울에 있을 때 선생님들이 종종 그 방법을 써서 도저히 해결될 수한눈으로 가늠하려는 버릇이 있고 또 대개의 경우는 그 가늠이 맞아떨어지는데 어쩌면 그 버릇은이로는 비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지금도 나는 상태편이 정신의 사람인가 육체의 사람이가를실기 시험 대신 쳐주는 셈이잖아.거기다가 곧 석대와 시험지를 바꿔야 할지도 모르고」는 꿈을 꾸다가 서운함 속에 깨어나기까지 했다.한동안 유리 창틀을 살펴본 석대가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운동장으로 뛰어나갔다.나는 피가눈물이 쏟아졌다.얼마 전의 책략 따위는 까맣게 잊은,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진짜 눈물이그리하여 마침내 일이 터진 것은 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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